기욤 파리에어쇼 대표 "韓 기업 기술력·존재감 모두 인상적"

  • 글번호929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2025년 06월 10일 10시 25분
  • 조회수42

기욤 파리에어쇼 대표 "韓 기업 기술력·존재감 모두 인상적"


  •  김덕호 기자
  •  
  •  승인 2025.06.09 14:26
 
기욤 부르들루 파리에어쇼 대표 /사진 제공 = 파리에어쇼
기욤 부르들루 파리에어쇼 대표 /사진 제공 = 파리에어쇼

 

기욤 부르들루 파리에어쇼 대표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항공우주 및 국방 분야 전문가다. 공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우주사령부 산하 '우주작전여단' 지휘관을 맡았을 당시 프랑스군 우주작전 교리 개발에 기여했다. 유럽 유일의 군사 우주훈련인 ASTERX를 지휘한 것도 그다. 이밖에 아프가니스탄 및 리비아 파병, 캐나다 및 네덜란드 공군 협력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블로터>는 9일 기욤 대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프랑스 전문가의 시각으로 본 한국 항공우주산업, 항공우주 전시 플랫폼 참여 및 개최의 중요성을 알아봤다. 

 

"한국 기업의 기술적 야망·빠른 고도화 눈길"

"프랑스에서 항공우주 산업은 전략적 주권의 핵심이자 첨단기술의 상징이다. 오랜 역사에 뿌리 내린 국가적 자부심이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대부분 젊다. 하지만 그들의 엄격한 기준, 기술적 야망, 빠른 고도화 능력은 깊은 인상을 준다."

기욤 대표는 뿌리 깊은 프랑스인이다. 공군사관학도 시절부터 현재까지 자국의 항공우주산업에서 현역으로 뛰고 있다. 자국 항공우주산업에 대한 그의 판단은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항공우주산업을 '전략적 주권의 핵심' '첨단기술의 상징' '산업적 전통과 국가적 자부심을 가진 산업'이라고 정리했다. 

자부심을 대표하는 것은 '라팔' 전투기다. 그는 이에 대해 "단순한 전투기를 넘어 전략적 자율성과 첨단공학, 국제적 영향력을 상징하는 존재"라고 치켜세웠다. 고급기술, 응용연구, 국제협력 분야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 역량이 집약된 분야라는 것이다.

한국 기업에 대해서는 빠른 성장과 고도화에 높은 점수를 줬다. 다만 아직은 성장기인 만큼 보다 다양한 국가에 기술을 알리고 유럽 등 선진국과의 협업을 늘릴 기회를 잡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비롯한 한국의 참가 기업들은 그들의 엄격한 태도, 기술적 야망, 그리고 빠른 고도화 능력으로 깊은 인상을 주고 있다"며 "산업 전체의 역사로 보면 비교적 젊은 기업들이지만 이미 경량 플랫폼, 항공전자 시스템, 통합방위 솔루션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파리에어쇼는 이들의 인지도를 높이고 유럽 기업들과의 기술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기관 및 군 관계자들과 만나 자사 포지셔닝을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는 경청과 관찰의 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에어쇼에서 "전시회의 '전략화'를 배워라"

기욤 대표가 본 파리에어쇼의 강점 중 하나는 지속성이다. 1909년 1회 행사 이후 전쟁 등 특정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격년으로 개최돼왔다. 또 장기간의 일관된 투자로 경제외교, 기술협력, 산업 위상 등을 알리는 무대로 자리매김했다. 존재감 있는 하나의 전시플랫폼이 시장 확대, 기술 과시, 국가 이미지 제고 등으로 이어진 사례다. 

그는 "한국이 첫 번째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지속성'"이라며 프랑스의 선례를 한국도 참고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프랑스는 국제무대뿐 아니라 자국에서도 지속적으로 투자해왔으며, 파리에어쇼 같은 행사들을 통해 세계적인 전시플랫폼을 만들어왔다는 것이다. 올해 행사에만 50개국, 2500개 이상의 출품 업체가 참가하며 약 30만명의 방문객을 예상하고 있다. 

기욤 대표는 "파리에어쇼는 단순한 홍보의 장이 아니라 경제외교를 가속화하고 기술협력을 촉진하며 산업강국의 위상을 드러내는 무대"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고 수준의 산업역량을 갖춘 한국 같은 나라에는 이러한 플랫폼에서 존재감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시장 개척은 물론 기술 선진국으로서 국가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늘어나는 한국 기업…존재감 커진 ‘팀코리아’ 부스

기욤 대표에 따르면 파리에어쇼에서 한국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 KAI 등 일부 기업에 그쳤던 한국 관련 부스는 2019년 19개, 2023년 22개로 확대됐다. 올해는 36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의 참가방식을 높게 평가했다. 한국의 상징성을 알리는 동시에 부품, 전자, 탑재시스템 등 산업별 특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가시성과 일관성을 높인 부스를 마련해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기욤 대표는 "한국은 공동관 형식 등 보다 구조화된 형태로 존재감을 나타내는 전략을 사용한다. 이는 대기업뿐 아니라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눈에 띄게 높아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다만 보다 주목을 끌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함께 전했다. 그는 "부스 내 시연, 발표, 신제품 발표 등 프로그램을 강화해 관람객 유입을 늘리고, 핵심 결정권자들의 관심을 받을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올해의 성과를 미리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지난 회차를 볼 때 부품, 국방전자, 탑재 시스템 분야에서 여러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올해 파리에어쇼는 유럽 및 중동 시장을 겨냥하는 한국 산업계에 필수적인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